사진을 통해서 현실을 확인하고 사진을 통해서 경험을 고양하려는 욕구, 그것은 오늘날의 모든 이들이 중독되어 있는 심미적 소비주의의 일종이다. 산업화된 사회는 시민들을 이미지 중독자로 만들어 버린다. 이것이야말로 불가항력적인 정신적 오염이다. 아름다운, 표면 아래에서 무엇인가를 찾아내려는 목적, 이 세계를 구원하고 찬양하려는 태도 등을 절절히 갈망한다는 것 - 우리는 사진을 찍는 기쁨 속에서 에로틱하기 그지없는 이런 감정을 늘 확인하는 것이다. (...) 19세기의 가장 논리적인 유미주의자였던 말라르메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결국 책에 씌어지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모든 것들이 결국 사진에 찍히기 위해서 존재하게 되어버렸다.
나는 아이톤, 아르카디아에서 온 평범한 양치기입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너무도 허황하고 너무도 터무니없어서 여러분은 단 한 마디도 믿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진실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한때 세상 사람들이 맹추, 머저리라 불렀던 사람, 그래요, 나는 못난이, 천치, 얼뜨기 아이톤이지만 언젠가 지구가 끝나는 곳에 다다랐으며, 그 너머…….
헤어토닉 냄새가 코를 찌르고, 아빠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뼛속까지 신실하고 정의로운 영웅.” 목사가 말한다. “네 아버지는 그런 분이었다.”
(…)
그의 머릿속 목소리가 너는 외롭다, 그건 네 잘못일 것이다, 라고 속삭이고, 빛이 차츰차츰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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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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